[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포화속으로'를 찍으면서 전쟁의 공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불과 몇 발걸음 앞에서 폭탄이 터진다. 드라마를 찍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눈빛이 중요하다. 나를 비우고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이 느끼는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빅뱅으로 무대에 섰던 시간들이 눈빛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눈으로 나의 감정을 전달해야 했던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전해주는 작업들이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
여기 영화현장에서는 내가 막내다. 형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 말도 안 되는 나를 업어주고 이끌어 주신다. 남자들끼리의 촬영이 즐겁다. 가정이 있어 안정돼 보이는 형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결혼은 정말 생각이 없었는데. 형들을 보면서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게 됐다. 외로워서 그런가.
그래도 아직은 일이 먼저다. 젊은 시절에는 일에 미치고 싶다.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자유로움이 나를 구성하는 제1원소다. 영화를 찍으면서 감성이 좋아진 것 같다. 성격도 많이 변했다. 아이처럼 보는 눈을 가지게 됐다고 해야 할까. 반대로 내 안의 나는 점점 자라고 있는 것 같다. 형들과 있으니까 자꾸 철이 들려고 한다. 아, 철들기 싫은데...
어린시절, 장군처럼 늠름한 탑 군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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