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2010.06.18 08:20 최종수정2010.06.18 09:37
'빅뱅의 스타일기' 마지막편은 맏형 탑(24·본명 최승현)의 일기로 꾸며집니다. '탑의 스타일기'는 탑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했습니다. 1회부터 10회까지 이어집니다.(편집자주)
[아 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펑 펑' 터지는 폭탄소리, 전쟁의 소용돌이.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영 화 '포화속으로'의 현장에 던져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빅뱅의 맏형으로 무대 위를 휘젓다가 오늘은 전쟁 속에 던져진 학도병 오장범이 됐다.
장범의 편지를 너무 많이 읽어서 목이 쉬었고 오랜 전쟁신 촬영으로 체력은 바닥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내 안의 수많은 역할들이다.
빅뱅의 탑과 오장범, 그리고 최승현 사이에 서 있기가 버겁다. 밤에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지휘자도 없이 포항의 한 학교에서 맨몸으로 북한군과 맞서야 했던 학도병 71명을 이끄는 중대장 오장범.
그 가 느꼈던 낯설음과 공포, 책임감이 멤버들과 떨어져 홀로 영화현장 던져진 내 안에도 전해져 온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유독 영화를 좋아했었다.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영화적인 감성이 좋았다.
타란티노의 영화나 '대부' '스카페이스'의 알파치노도 엄청 좋아했다. '트레인스포팅'을 보면서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강렬한 에너지를 전해 줄 수 있을까.
이번 영화를 선택한 것도 나를 좋아해주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오장범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은 점점 희미해지고 '잘 하고 싶다'는 기분이 솟구친다.
▶탑의 스타일기 2회는 6월 19일 오전 8시에 아시아경제신문 홈페이지(www.asiae.co.kr)서 계속 연재됩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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