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가수들의 일본 한류 바람이 거세다.
최근 소녀시대와 카라가 새롭게 발표한 DVD와 음반이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입성하는 등 가수들의 일본 내 활약이 눈에 두드러진다. 한류 초창기 배우에 비해 일본 내 한류 열풍에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가수 한류는 최근 들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류를 주도하던 배우들의 일본 활동은 얼마 전부터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 드라마의 일본 내 히트작이 드물어지고 팬미팅과 MD판매 위주의 단조로운 활동에 일본팬들이 식상해 하면서 드높던 열기가 식어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내 가수 한류의 약진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특히 가수 한류는 배우 한류의 분발을 촉구하는 효과와 더불어 배우 한류가 지녔던 한계점을 극복할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배우 한류는 배용준 이병헌 등 극소수의 초특급 스타를 제외하면 일본 내에서 마니아 문화에 가까웠다. 팬 수도 상당하고 매출 규모도 적지 않았지만 일본의 인구과 대중문화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주류 대중문화에 진입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특히 팬층이 30대 이상의 여성 주부층으로 한정돼 관심을 받는 한국 배우는 거의 모두 남자였고 이로 인해 마니아적 성격이 더욱 강화됐다.
이런 배우 한류의 특징은 가수 한류에서도 초창기 때 마찬가지였다. 신화 비 세븐 등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한류를 일으킨 가수의 팬 양상은 배우와 유사했다. 하지만 동방신기가 일본 내에서 주류로 대성공을 거둔 이후 가수 한류는 배우 한류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빅뱅을 필두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2차 가수 한류는 팬들의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다. 빅뱅을 비롯해 카라 포미닛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은 일본 내 팬들이 10, 20대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배우 한류에 비해 구매력은 많이 낮아졌다. 아무래도 10, 20대가 주부들에 비해서는 경제력이 떨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 한류가 극복하지 못한, 일본 주류 대중문화 진입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 10, 20대가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계층인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가수 한류는 팬층의 나이대가 어려지다 보니 배우 한류의 단점이었던 남성 연예인 쏠림 현상도 해소했다.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일본 10, 20대 팬들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성팬들이 여성 스타를 좋아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배우 한류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 힘든 팬미팅 위주로 진행되면서 힘을 많이 잃었던 문제도 가수 한류는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양상이다. 가수는 본질적인 활동인 공연을 계속해서 여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단조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일본 팬들의 경우 공연을 통해 가수가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가수가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팬들은 계속해서 공연장을 찾아주는 구도로 한류가 유지될 수 있다. 더불어 한류에서 가장 중요한 일본어 구사 측면에서 가수가 배우보다 다소 유리하다. 노래를 일본어로 부르는 것이 일본어로 연기를 하는 것보다 일본 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어색하다. 아무래도 연기가 좀더 완벽한 언어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가수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이 잦다는 것도 한류에 있어 강점이다. 일본에서는 주로 팬들의 블로그를 통해 한류가 지펴지고 발전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끊임 없이 싱글을 발표하고 예능 활동을 하고 일본을 찾는 가수들은 일본 블로거들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블로깅을 하기에 좋은 재료가 된다.
반면 배우들은 활동이나 노출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빨라야 1년에 한 편 소화하는 드라마나 영화 위주로 만날 수 있기에 한류의 동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일본 내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최근 가수 한류는 한국에서 갓 데뷔한 가수들이 거의 동시에 일본에 팬이 생기는, 실시간 시대로 접어들었다. 가수 한류의 융성을 보면서 배우 한류도 변하고 있다. 악기와 노래 연습을 해 밴드 공연을 하거나 모노 드라마를 준비하는 등 단순한 팬미팅 위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가수 한류는 과거 배우 한류가 극복하지 못했던, 일본 주류 대중문화 진입을 시도할 기반이 조성돼 있다. 가수들은 단순히 일본 한류를 ‘새로운 수입처’ 정도로만 여기지 말고 가수 한류가 오래 지속되고 더욱 번성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마음으로 완벽한 준비와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Via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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