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다, 같은 그룹 멤버다, 초등학생 때부터 가수를 준비했다, 타고난 끼가 있다 등등. 지드래곤과 태양은 많은 공통점이 있다. (그래, 키도 비슷하다.) 이렇게 많은 것을 공유하는 둘이지만, 이들은 동전의 앞뒤처럼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다. 지드래곤이 뛰어간다면, 태양은 흘러간다. 지드래곤의 음악이 혀끝을 안다면, 태양의 음악은 목넘김을 안다. 지드래곤은 타고난 엔터테이너처럼 움직인다. 카메라 앞에서, 또 밖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뺏는 법을 본능적으로 안다. 쉴 새 없이 바뀌는 그의 가방과 모자, 신발은 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또 다른 자아다. 태양은 반대다. 엔터테이너로서의 그는 그저 천진난만하게 웃는 표정, 그 뿐이다. 그의 머리 위에 항상 같은 각도로 얹혀져 있는 모자는 그의 고집스러운 자아나 다름없다. 결론은, 이 둘은 이렇게나 많이 다르다. 다시 말해, 전혀 다른 성향을 갖기에 사실 ‘라이벌’로서의 전제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라이벌로 꼽은 이유는, 둘 중 누가 먼저 자기 이름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울까, 결국 누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 짙게 남을까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체급이 확연히 다른 토끼와 거북이의 경우에도, 이들이 한 경기를 뛰면 누가 이길지 궁금해서 그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되는 것과 같다. (소속사 사장님의 욕심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스물세 살인 이 둘에 대해 ‘아이돌이다, 뮤지션이다, 엔터테이너다’ 꼬리표를 붙이고 정의를 내리는 것은 섣부른 짓이다. 지금은 그저 연습경기다. 아마도 이들의 진짜 경쟁은 YG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그 순간부터일테니까. 2020년쯤 지드래곤과 태양이 각자 어떤 음악을 하고 어떤 길을 걷고 있을지, 아, 궁금타.
안인용 <한겨레> esc팀 기자
Via Search The Style,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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