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음악산업 성장스토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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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vs 2NE1’, ‘슈퍼주니어 vs 빅뱅’. 아이돌 스타들이 펼치는 혈전이 가요시장에서 증시로 확전될 태세다. 대중가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곧 코스닥시장에서 맞붙는다.
가요시장 삼파전, 증시로 이동?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아이돌그룹 빅뱅과 2NE1의 소속사인 YG의 최대주주는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였던 양현석씨.
현재 국내 가요음반시장은 SM과 YG,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3파전 구도. 정상급 아이돌 스타를 배출하고 있는 이들 3사가 약 4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M은 지난 15년간 H.O.T., S.E.S.를 시작으로 보아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f(x) 등의 ‘아이콘급’ 아이돌 스타를 키워냈다. YG도 색다른 컨셉의 빅뱅과 2NE1 세븐 등을, JYP는 원더걸스 2PM 2AM 등의 히트상품을 제조해냈다. 이들 3사는 ▦SM의 이수만씨 ▦YG의 양현석씨 ▦JYP의 박진영씨 등 최대주주가 직접 프로듀서를 맡는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현재 증시에는 SM이 유일하게 상장(2000년)되어 있다.만약 YG가 연내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이들은 가요시장에 이어 증시에서도 자존심을 건 맞수대결을 벌이게 된다.
YG는 지난 2005년부터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시기를 저울질해온 상태. 현재 SM의 시가총액은 2,630억원인데, YG도 최소 시총 1,200억원 규모(발행예정가 기준)로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JYP 역시 우회상장 기회를 엿보는 등 증시입성에 뜻을 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시에서도 대접 받을까.
증시에서 연예기획사들은 아직 마이너 대접을 받고 있는 게 현실. 몇몇 대형스타나 작품의 흥행 성적에 따라 시장에서의 가치가 오르내리는 엔터테인먼트업종의 특성상, 주가의 부침이 심한 것이 투자매력을 깎아 내렸다. 최대주주였던 가수 비가 지분 전량을 팔아 치우며 주가가 올 초 대비 반토막 난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1인 스타 기업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
하지만 최근들어 엔터테인먼트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일부 대형 회사에 국한된 얘기이기는 하지만, 1인 스타나 흥행 작품에 실적이 요동치는 위험이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었기 때문. 또 지난해부터 걸그룹을 앞세운 아이돌 전성기가 다시 찾아오면서 대형기획사들이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음원 매출을 확대,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SM은 지난해 매출 618억원, 순이익 48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매출 475억원, 순이익 176억원을 올리며 작년 대비 거의 배에 가깝게 벌어들이고 있다. YG도 지난해 처음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덕분에 SM이 올들어 증시에서 승승장구하는 등 상장 음악기업들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SM의 주가는 올 초 5,000원선을 밑돌았으나 지난달 1만8,000원대까지 치솟는 등 연초 대비 2.5배이상 상승했다. 시총 순위도 코스피ㆍ코스닥을 통틀어 700위대에서 300위권으로 치고 올라섰다.
증권가에선 YG의 증시 입성이 경쟁 관계에 있는 SM 등 다른 엔터 주에도 득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위원은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국내 가수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음원시장이 확대되는 등 대형 음악기업의 성장 발판이 갖춰지고 있다”며 “SM이 증시에서 홀로 플레이를 하는 지금보다 YG와의 라이벌구도가 단단해질수록,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a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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