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전히 바쁘죠? (웃음) ‘I'll be there’ 활동하고 콘서트 준비 같이 하느라.
태양 : 네. 요즘 정신 없어요. (웃음) ‘I'll be there’는 콘서트 전까지 활동하려고 해요.
10. <강심장>에서 소녀시대 공연 보면서 제일 눈에 띈 게 띄었던 게 LED라고 했는데 (웃음) 그건 공연에서 쓰세요?
태양 : 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웃음)
“무대에 있을 때 나를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어요”
10. 공연에서 특히 더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이 있나요?
태양 : 다 신경 쓰고 있어요. (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이번 앨범의 곡들은 거의 다 처음 보여주는 거라서 신곡들에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이번 앨범의 경우에는 곡의 흐름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 흐름을 공연에서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10. 말한 것처럼 이번 앨범은 흐름이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그 흐름이 8번곡 ‘니가 잠든 후에’로 나뉘는 것 같아요. 7번곡까지의 흐름과 ‘니가 잠든 후에’부터는 굉장히 달라져요. 앨범을 엎은 걸로 아는데, 7번곡까지는 앨범을 엎은 뒤에 낸 건가요?
태양 : 7번곡까지는 사실 앨범을 엎고 난 뒤에 나온 거죠. 지난해에 굉장히 힘든 시기였거든요. 나 자신의 마음도 그렇고 상황도 그렇고. 그러다 내린 결론이, 마음을 열지 않고 음악을 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음악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거였어요. 뭔가 세상과 닫쳐진 느낌? 그래서 마음을 확실히 열고 그 때부터 음악을 같이 했을 때 나온 결과물이 1번부터 7번곡이었어요.
10. 여러 차례 2009년이 힘든 시기였다고 말한 걸로 아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태양 : 뭐라고 얘기해야 될지.... 그게 가수로 3년을 하다 보니까 너무 정신없이 무대에 서고, 계속해서 음반을 준비해야 되고, 시간적으로 여유는 없는데 이걸 만들어야 되고. 이런 생활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어느 날엔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보다는 그냥 아무런 느낌 없이 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었어요. 그게 2009년이었어요.
10. 그런 상황은 인기 뮤지션은 피할 수 없는 길이기도 한데, 음악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남들보다 특히 더 컸나 봐요.
태양 : 그래서 지난해 힘들었어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너무 심각했던 게 저를 닫혀 있도록 만들었던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위한 음악을 해야 되고, 그러다보니까 제가 많이 힘들고.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러면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나서 마음을 열었더니 그 외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번 앨범이 나올 수 있었어요. 그러지 못했다면 아직 앨범을 안냈겠죠.
10. 음악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건가요.
태양 : 그게 찾은 답이에요. 저는 행복해져야 했기 때문에 음악을 했어요. 그런데 그런 문제로 계속 음악만 생각하면서 고민을 하다 보니까 정작 저의 행복은 없고, 다른 생활 없이 음악만 바라보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더라구요.
10. 왜 그렇게 음악이 중요한 거죠?
태양 : 처음으로 일을 했을 때부터 그랬는데, 저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중요해요. 사람들에게 어떤 표현을 하거나 마음을 드러내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쑥스러워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어린 시절부터 어떤 감정을 느끼면 그걸 가지고 속에서 깊게 생각하곤 했어요. 음악이 그런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중요한 부분이었구요. 다른 사람을 많이 만나기보다는 음악을 들으면서 감동받고,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어요. 직접 겪지 않아도 많은 부분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음악을 하고, 무대 위에서 올라서는 순간만큼은 제 감정을 가장 많이 표현할 수 있고, 저 자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어요.
“이번 앨범 하면서 제일 많이 공부가 된 게 사람들과의 관계”
태양 : 네. 마음자세가 달라졌죠. 그 전에는 그러기가 되게 어려웠는데, 이제는 어떤 곡이든 제 색깔로 물들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니까 그전과는 다른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던 게,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내 마음을 찾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앨범 준비했던 걸 엎은 거예요. 이렇게 해서는 좋은 결과물을 낼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니까. 그런 고민 끝에 얻어낸 결과물들이 지금의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 그러면서 음악을 통해서 본인의 세밀한 감정들을 표현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전 앨범들에서는 만들어진 노래를 잘 소화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본인이 곡의 감정을 하나하나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I need a girl’만 해도 목소리를 더 끄느냐 마느냐, 음정을 높이느냐 마느냐로도 곡이 전혀 달라질 만큼 보컬의 역할이 중요한데.
태양 : 추상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전보다 음악의 세밀한 부분을 느끼고 부를 수 있게 된 게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이 곡을 불렀을 때 내 느낌에 맞게 불러야겠다는 게 확실하게 생긴 것 같구요. 그래서 보컬이 갖는 비중이 커지고, 노래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썼어요. 목소리로 모든 걸 다 조절해야 되니까요. 예전에는 리듬이나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목소리의 느낌에 더 집중하게 되죠.
10.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가이드 보컬(가수가 노래를 녹음하기 전 멜로디를 미리 불러주는 보컬)이 필요 없었을 것 같아요. 본인이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멜로디가 달라지니까.
태양 : ‘I need a girl’은 외국 작곡가의 곡이라 가이드가 있긴 했어요. 그런데 나머지 곡들은 직접 프로듀서들과 작업하면서 감정대로 부르고 바로 녹음을 했죠. 가이드를 듣고 녹음한 곡은 거의 없어요. 가이드가 있다고 해도 프로듀서들이 전체적인 느낌이나 표현에 대해서 맡겨주시는 편이었으니까요.
10. ‘You're my’가 특히 그랬을 것 같아요. 건반 하나만 있고 목소리로 다 채우는 곡인데, 가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애드립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곡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노래를 부르는 게 바로 작곡인 곡 같기도 하고 (웃음) 작곡가의 원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곡이 됐을 것 같아요.
태양 : ‘You're my’는 제 느낌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게 처음엔 가이드가 있었고, 가이드와 비슷한 느낌으로 녹음했을 때 사람들이 다 괜찮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마음에 안 든거에요. 제 느낌이 확실히 들어가야 완성된 앨범을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녹음을 많이 하면서 원래 있던 사운드를 바꿨죠. 제가 원하는 목소리가 따로 있고, 그걸 제대로 표현하려면 확실히 곡을 이해하고 제 느낌으로 녹음을 한 다음에 이 곡에서는 이런 사운드를 쓰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거죠.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구요.
10. ‘You're my’는 확실히 한 호흡으로 가야 해서 본인의 느낌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했을 거 같아요.
태양 : 네. 사실 녹음할 때 되게 오래 걸렸어요. (웃음) 마지막까지 계속 어떻게 부를까 고민하다 막판에 가서 그냥 머릿속의 생각을 지우고 느낌에만 충실해서 불렀는데, 그게 한 번에 갔어요. (웃음)
10. 그만큼 자기주장을 하게 되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지 않았나요? 이번 앨범은 요즘 우리나라 유행하고도 다르고, 그리 빠르지 않은 리듬 속에서 목소리의 변화로 곡의 전개를 만들어나가는데, 이런 앨범을 만들려면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했을 것 같아요.
태양 : 이번 앨범 하면서 제일 많이 공부가 된 게 사람들과의 관계에요. 일단 제 의견을 내세우기 전에 절충을 하고, 그 다음에 충분히 얘기를 하면서 제가 원하는 걸 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10. 전에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어려웠나요?
태양 : 그렇죠. 그때는 그런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잘 몰랐고, 그런 것들이 제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때는 사실... 그냥 뒤돌아서 “안 해” 이랬죠.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Via 10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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